ㄴ 논어

논어 팔일 20 / 아름다우면서도 또한 착하려면

죄송이 2012. 5. 23. 00:02

 

 

子謂韶 盡美矣 又盡善也

자위소 진미의 우진선야

謂武 盡美矣 未盡善也

위무 진미의 미진선야

 

선생님께서 평가하시길,

‘소’ 음악은 참으로 아름답고 게다가 선하기까지 하다

‘무’ 음악은 아름답긴 하지만 선함은 조금 모자란 듯하다

 

.............................................................

 

 

'소' 음악은 순(舜)임금 때의 음악입니다.

'무' 음악은 주왕을 창건한 무왕의 음악입니다.

 

순 임금은 요 임금으로부터 인정받고 나라를 물려 받았습니다.

무왕은 만세의 폭군으로 회자되는 은나라의 걸왕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했습니다.

 

 

 

 

시절이 태평해서 온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며 화합해서

진보와 보수가 모두 좋은 마음으로 나라와 국민에 보탬 되는 정책을 만들고

자신을 청렴하게 지키며 사회의 올바름을 바로 세우기 위해 더불어 살아간다면

그것이 바로 요순의 시대입니다만,

그래서 힘으로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 없다면 좋겠지만 ...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벌레 보듯 하며

정당한 노동의 댓가조차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자본만을 위한 세상에 사는 우리들은

'아름답'거나 '착한' 것조차 따질 계제가 아닙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라야

아름다움과 선함을 논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누천년 당한 폭력을 한번은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 시대를 열고 다시 한걸음 더 아름다움으로 나아가야 할 겁니다.

 

 

 

 

'미(美)'라는 글자는 '희생으로 바치는 양(羊)이 탐스러워서(大) 보기가 좋다'라는 뜻입니다.

'선(善)'이라는 글자는 '그 희생양(美)이 제사에 쓰인 후 고깃국으로 끓여져 우리 입(口)에까지 들어왔을 때'의 느낌입니다.

 

우리는 아직 많이 배고프고 허기집니다.

우리의 배고픔은 우리의 게으름이나 우리의 잘못 때문에 유래한 것이 아닙니다.

열심히 땀 흘리고 규범을 준수하며 세금을 꼬박꼬박 냈는데도 우리는 배 곯고 아픕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가당찮은 음식을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 사회에 제공한 노동의 정당한 댓가를 원할 뿐입니다.

 

백성들의 입에 정당한 노동의 댓가가 입마다 돌아가 있지 못한데

어찌 무왕에게 폭군을 멸하지 말라 노래할 수 있겠습니까?!

때문에 아직 우리의 노래는 선할 수 없음이 당연합니다.

 

적어도 새 시대를 살아 갈 우리 후손들의 입에는

정당한 고깃덩이가 물려져 있고

그래서 그 입에서 다시 아름다우면서도 착한 노래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오늘 피를 흘려야 하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