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논어 팔일 19 / 힘내요 공자님, 그리고 모두들 굿럭 !!!

죄송이 2012. 5. 22. 23:43

 

儀封人請見曰

의봉인청현왈 

君子之至於斯也 吾未嘗不得見也

군자지지어사야 오미상불득현야

從者見之 出曰

종자현지 출왈

二三子 何患於喪乎

이삼자 하환어상호

天下之無道也久矣 天將以夫子爲木鐸

천하지무도야구의 천장이부자위목탁

 

 

의땅의 묘지기가 알현을 청하며 말하길

세상의 군자들이 이곳을 지나게 되면 내가 일찍이 만나 뵙지 못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알현을 허락해, 만나고 나오면서 말하길

제자되는 이들아 노나라에서 관직을 잃어버린 것을 무얼 걱정하시는가

천하에 도가 없어진지 오래이니 하늘에선 장차 선생님으로 목탁을 삼으시려 하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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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땅은 위나라의 영역입니다.

공자가 노나라에서 실각한 후 천하를 주유하기 시작할 때

위나라에서 공자를 부른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때의 상황 같습니다.

 

'봉'은 '북돋우다'의 뜻이 있으니 사람이 죽으면 흙을 쌓아 올린 '무덤'이기도 합니다.

조상신을 모시는 제사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기 때문에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왕가의 무덤들마다에는 묘지기가 딸려 있어서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졌습니다.

제사가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죽은 사람보다는 산 사람이 더 실권을 쥐고 있는 법이니

묘지기란 벼슬은 사실 그리 중요한 직위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의' 땅의 묘지기께서는 세상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때가 오지 않았기에 조용히 은둔하고는 있지만

오며 가며 만나게 되는 세상의 현자들에 대해서는 찾아 가 말도 나누고 배움도 청하고 했던 것이었나 봐요.

 

 

 

 

의 봉인과 공자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수는 고수를 알아보는 법입니다.

지금껏 현자 만나기를 게을리하지 않아 왔던 상당한 내공의 소유자, 의 봉인은 공자의 범상함을 바로 알아차렸겠죠.

 

공자의 당시 상황이란 게

국토도 작고 힘도 보잘 것 없는 노나라에서 그나마 권력 싸움에서 패해 이웃 나라로 망명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따르는 제자도 적고 행색도 무척 초라했을 겁니다.

일반 사람들이 본다면, 거렁뱅이 집단 그 이상으로는 인정하기 힘들었겠죠.

그러나 의봉인은 그런 외관에 신경 쓰지 않고, 공자와 그 제자들의 역량을 바로 본 것이죠.

 

 

 

 

당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 있는데

그 사람이 아직은 뜻을 펴지 못하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합시다.

그 정치인을 어느날 지하철 역 앞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럼 정말 기쁜 마음으로 '화이팅!!!' 외쳐 주시겠죠?!

힘 내서 좋은 정치 앞으로 많이많이 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수행원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을 겁니다.

 

놋쇠로 만든 밥그릇을 나무 뭉치로 때리면 때앵~ 때앵~ 하면서 맑은 소리가 나지요?

'목탁'은 바로 그런 소리를 내는 기구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연설을 시작하거나 할 때 대중을 환기시키는 목적으로 썼던 모양입니다.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마이크에 대고, '아! 아! 그러면 이제 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것과 비슷하죠.

 

왕과 제후와 대부가 각자가 해야 할 예는 땅에 떨어져 세상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백성들은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기만 한 세상입니다.

모두가 누군가 빨리 나타나 이 무질서를 바로 잡고 안정을 취해 주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의봉인은 공자가 그 '목탁'의 역할을 해 줄 것이리라 바란 것이죠.

 

 

 

 

2012년 이 어지러운 대한민국의 온갖 소란들을 가라 앉혀 줄

우리의 '목탁'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목탁씨 ... 항상 힘 내시고 파이팅 하세요, 굿 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