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논어 팔일 21 / 인간의 조건

죄송이 2012. 5. 23. 00:16

 

 

子曰

자왈

居上不寬

거상불관

爲禮不敬

위례불경

臨喪不哀

임상불애

吾何以觀之哉

오하이관지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이의 윗 자리에 있으면서 너그럽지 못하고

예식을 행할 때 경건하지 못하며

상갓집에서 슬퍼하지 않는다면

내가 그런 사람을 왜 봐야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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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대하다'는 것은 마음씀씀이가 넓다는 말인데,

남의 잘못이나 실수를 용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익이 다소 대립될 때 상대방에게 슬쩍 양보해 준다는 뜻입니다.

양보의 전제는 내가 남보다 가진 게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대통령 각하께서는

자신보다 가진 것이 적은 백성들을 상대로 절대 양보하지 않으십니다.

나라의 재산을 자신의 것인 양 사유화하십니다.

이러면 절대 '관대하다' 말 할 수 없습니다.

 

 

 

 

5월 18일은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입니다.

1980년 영호남, 제주 충청 강원 경기 서울 가릴 것 없이 전국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운동의 처절한 꽃이 광주에서 피로 물들었습니다.

1980년 5월 이후의 삶을 살았던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광주의 혼령들에게 예를 다하고 마음의 빚을 가지고 살아야 마땅합니다.

 

광주에 가지 않는 대통령이 있습니다.

예를 갖추어야 할 곳에서 경건함은 커녕 경거망동으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면 절대 '경건하다'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어떤 대통령의 앞에는 또다른 대통령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반란군의 탱크 포격을 맞고도 끝까지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자살로 막을 내린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인의 발인 날 근무를 쉬고 시청 앞에 나가 묵념을 했습니다.

시대의 죽음 앞에 애처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앞에 두고도 슬퍼하지 않는 이가 있었습니다.

 

 

 

 

사람을 사람이라 부를 수 있게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들인 이 세가지에서조차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언제까지 쳐다 보고 살아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