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스크랩] 논어 팔일 5 / 회사후소

죄송이 2012. 5. 10. 12:10

子夏問曰

자하문왈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교소천혜 미목반혜 소이위현혜 하위야

子曰 繪事後素

자왈 회사후소

曰 禮後乎

왈 례후호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왈 기여자상야 시가여언시이의

 

자하가 물었습니다

예쁜 미소가 아름답구나 고운 눈이 또렸하구나 바탕으로 무늬를 삼는구나 라던데 무슨 의미인지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림을 그릴 때는 바탕을 나중에 칠하느니라

예가 나중이 된다는 말씀인지요

선생님이 기뻐하시길, 나를 일으키는 자는 상(자하)이로다. 비로서 더불어 시를 같이 말할 수 있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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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소'는 예쁜 미소란 뜻인데 '천'은 입꼬리가 아름다운 것을 말합니다.

'미목'은 고운 눈이란 말인데 '반'은 흰자위와 눈동자가 뚜렷이 구별되어 아름다운 모양입니다.

'소'는 '희다'란 뜻도 있고 그래서 '바탕'이라는 의미도 되고 '재료'라는 말도 됩니다.

'현'은 무늬가 아름답게 빛나는 모양인데 화강암을 잘 마름질하면 그 속에 있는 작은 조각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모양입니다.

 

 

 

서양화의 역사에서 벽화를 그리는 방식 중에 코스프레 화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벽에다 회칠을 하고 물기가 마르기 전에 빠르게 채색을 해서 반짝거리는 그림을 얻는 방식이죠.

고대 중국에서도 이런 화법이 있었을 것인데 당시에는 조금 다른 식으로 표현했나 봅니다.

먼저 채색을 칠해서 주제를 표현한 다음

바탕을 나중에 덧칠해서 그 주제가 더욱 또렷해지도록 다듬는 것이죠.

이 나중에 덧칠하는 것이 '소'입니다.

 

'덕'과 '예'를 비교해 보면

덕은 보다 선천적인 것이고 본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는 그것을 아름답게 꾸미고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덕을 보다 잘 빛나게 하기 위해서 각종 예식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를 덕보다 앞세울 수는 없고

다만 덕을 더 드높이게 하기 위해 예를 갖추는 것인데, 그 선후 관계가 이처럼 명확한 것이니

이를 깨달은 제자에게 공자가 기쁨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회사후소'라는 말은 이런 의미로 사용되는 고사성어입니다.

 

 

 

 

 

 

 

 

출처 : [생활진보] 우리끼리 꽁냥꽁냥~*
글쓴이 : 토르끼예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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