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스크랩] 논어 팔일 7 / `체`가 도대체 뭐길래 ...

죄송이 2012. 5. 10. 12:10

子曰

자왈

褅 自旣灌而往者 吾不欲觀之矣

체 자기관이왕자 오불욕관지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체 제사를 지내겠다고 땅에 술을 부은 이후에 일어난 짓거리들을 나는 바라보고 있기가 괴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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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는 천하의 주인인 주왕만이 올릴 수 있는 제사입니다.

그런데 노나라에 봉해진 주공의 후손들에게는 특혜가 베풀어져서

제후 신분인 노나라에서도 '체'를 지내곤 했습니다.

 

'관'이란 것은 제사를 시작할 때 술을 땅에 부어 제사를 흠향할 신이 내리도록 하는 절차입니다.

바로 제사의 시작이지요.

 

분명히 말하자면,

제후국에서 체를 지내는 것은 예를 크게 어긋난 것입니다.

여기에 공자의 절절한 한탄이 묻어 납니다.

 

노나라의 땅에서 '체' 제사를 시작하는 '강신 의식'이 한번 시작된 이래로

노나라 내정에서 일어난 온갖 하극상은 변명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노나라 제후가 먼저 주나라 왕실에 대한 예를 어겼기 때문에

노나라의 삼환과 같은 대부들이 팔일무를 추어 노나라 제후의 권위를 농락한다고 하더라도

어찌보면 당해도 싼 것이 아닌가 ........... 하는 한탄이

정말로 깊게 깊게 묻어 있습니다.

 

 

 

 

 

 

 

或問 褅之說

혹문 체지설

子曰 不知也

자왈 부지야 

知其說者之於天下也 其如示諸斯乎

지기설자지어천하야 기여시저사호

指其掌

지기장

 

누군가가 '체' 제사의 자세한 절차에 대해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모른다'고 잘라 답하셨다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이라면 천하를 대하는 것이 마치 여기를 들여다 보는 듯하지 않겠는가' 하시곤

당신의 손바닥을 가르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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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기귀이제지 첨야 ' 라고 했었죠?!

' 제사 지내야 할 귀신이 아닌데도 제사 지내려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다 '

 

'체' 제사를 지낼 사람도 아닌데

'체'에 대해서 누군가 묻습니다.

이런 경우엔 알고 있어도 자세히 가르쳐 줄 이유가 없습니다.

 

 

 

 

'손바닥을 들여다 보는 듯 하다'는 것은

눈에서 가까운 만큼 정확해서 오차가 날 일이 없고

옷소매처럼 숨길 곳이 없으니 거짓없이 명명백백하다는 뜻입니다.

 

'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야 할 사람이라면

그는 반드시 체를 지내야 하는 사람이거나

삿된 지식이 없는 정정당당한 군자여야 할 것입니다. 

 

'지기설 ... 사호'의 문장을 질문자에게 말한 것인지

질문자가 돌아간 다음에 제자들에게 말해준 것인지는 정확치 않습니다.

둘 다 의미가 되니까요.

 

 

 

 

고급 기밀들, 이를테면 삼성의 비자금 내역이라든가 탈세 목록이라든가와 같은 내용들이

국민들 모두에게 열람이 허용되는 세상을 기대하기는 정녕코 불가능할 겁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이런 것이죠.

그런 기밀들이 어차피 모두에게 공개되기 힘든 것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검찰이나 안기부, 국세청, 정부 비밀 부서들처럼 극소수에게만 다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는 사회를 위해, 사회가 망하지 않고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되어야 한다는 희망이죠.

 

 

 

 

 

 

 

 

출처 : [생활진보] 우리끼리 꽁냥꽁냥~*
글쓴이 : 토르끼예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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