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자왈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인이무신 부지기가야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
대거무예 소거무월 기하이행지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고도 신의가 없으면 그를 어디에 쓸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큰 수레에 가로대가 없고 작은 수레에 고리가 없으면 그것들을 무엇으로 끌고 갈수 있겠는가
.................................................
말이나 소가 보통 수레를 끌지요.
작은 수레는 보통 소에게 멍에를 얹고 그 양쪽 끝을 고리로 연결해 짐을 끌게 하지요.
큰 수레란 소나 말이 두마리 혹은 네마리가 끄는 것입니다.
좌우 쌍으로 끌기 때문에 두 힘을 집중시키는 횡목(가로대)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말이나 소처럼 힘이 센 짐승을 사람의 뜻대로 부릴 수가 없습니다.
말 안장이 나오면서 비로소 기수들은 두 다리 만으로 말 등 위에서 버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장의 발달은 기수의 두 팔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고
그 덕택에 기수는 말에서 내리지 않고도 칼이나 창을 휘두르거나 심지어 활을 쏠 수도 있게 되었죠.
이전까지의 전투 방식은 장수가 말을 타고 적진까지 간 다음
말에서 사뿐히 내려서 적들을 베는 형식이었습니다.
아니면 말이 끄는 전차를 여러 명이 탄 채
한 명은 말을 몰고
한 명은 적병을 창으로 찌르고
한 명은 화살을 쏘는 식이었습니다.
구시대의 유습이 아직 강하게 남아 있어서
여전히 식인 풍습이 있고
노예들을 귀족의 무덤 속에 무더기로 순장하던 시대를 살고 있었던
인문주의자, 공자는
인간이 인간이길 바라면서
그러기 위해서 서로 사회적 약속을 지킬 것을 끝없이 요청하였습니다.
정치는 군신간의 약속이며 만 백성에 대한 공통 규범이어야 합니다.
임금의 마음대로 오늘은 이렇게, 내일은 저렇게 처리되어서는 안 되며
어떤 귀족의 힘이 우월하다고 해서 명분없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삿된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어서도 안 됩니다.
공자는 그래서 수레바퀴처럼 굴러 가는 역사의 시대에
인문주의적인, 가장 휴머니즘적인 안정 장치로서의 '신'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信'이란 '사람들 사이의(人)'의 '말(言)'입니다.
서로 의견을 모아서 결정을 본 사항이자,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처리하기로 공통 합의한 약속입니다.
따라서 고대에나 현대에나
정치적 자질을 논함에 있어서
이 '신'의 문제를 떠나서는 천하 만민이 그 사람을 안심하고 바라볼 수가 없게 됩니다.
우리가 불신의 사회에서도
법이 아닌 인간을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것은
결국 정치란,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생물학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죽은 '법조문'이 아니라
산 '인간'에게 좋은 정치를 기대하는 것인데
믿음직스럽지 못한 '인간'을 믿는 만큼 치러야 하는 댓가도 큰 법입니다.
결국, 우리가 얼마나 시시각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는가가 좋은 정치를 결정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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