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자왈
非其鬼而祭之 諂也
비기귀이제지 첨야
見義不爲 無勇也
견의불위 무용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제사 지내 마땅한 귀신이 아닌데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고
의로운 일을 보고도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
요건 배경 설명을 좀 드려야 합니다.
주나라가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나서
주왕은 각 지역에 자신의 친족과 공신들로 제후로 봉하여 망한 은나라의 잔여 세력들을 감시하게 하는 한편
왕실을 외적으로부터 보호하게 합니다.
세월이 흘러 주왕실과 각 제후국들 사이의 결속력이 약해지면서
제후들은 왕의 권위를 인정하긴 하지만 이미 실력은 왕을 능가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문제는 이러한 하극상의 상황이 비단 주왕과 제후국 사이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
제후국 내부에서도 제후와 그 아래 대부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었다는 것이죠.
제후국의 실력있는 대부들은 서로 힘을 모아 제후를 능멸하고
자신들의 군사와 경제력을 극대화시켜 실권을 장악했습니다.
대부분의 제후국들은 실제로 대부들의 도움없이는 전쟁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였고
국세는 제후에게 모이기 전에 대부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었죠.
처음에는 실리에만 손을 대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차차
의식까지 변하게 되는 법입니다.
배가 부르고 나면 자리가 탐나는 법 아닙니까?!
힘있는 제후들은 주왕을 능멸해서,
자신의 권한 밖에 있는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힘있는 대부들은 제후들을 능멸해서,
자신의 권한 밖에 있는 예악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바로 '비기귀이제지'의 상황입니다.
이를테면, 노나라의 제후들은 천자의 신분이 아닌데도 태산에 천제를 지낸다든지
이미 주공 이후로 주왕실에서 갈라져 나와 제후가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제실에서는 주왕들을 제사지내고 있다든지 ...
이런 예에서 어긋난 짓들은 그대로 제후를 능멸하는 대부들에게 학습 효과를 선행시키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오늘날에도 ..............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박정희를 파는 모습,
자유선진당이 공화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모습,
민주통합당이 노무현의 관장사를 하는 모습
이미 다 죽은, 사멸해 버린 역사들입니다.
공과를 철저히 논하고 내가 계승해야 할 것들과
과감히 고치고 버려야 할 것들로 학습이 끝났다면
이런 '제사 지내는 모습'은 아마도 더이상 누구도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자신이 제사 지내야 할 귀신이 아닌데도 참람되이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은, 그 목적이 분명합니다.
귀신에게 아부해서 명분에 없는 복을 바라기 때문이고
국민에게 아부해서 능력에 맞지 않는 표를 구걸하는 까닭입니다.
아부하자니 당장 귀에 달달한 말만 골라서 늘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 한미 파타는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통합진보당과 달리 우리 민주통합당은 한미파타 폐기가 아니라 재협상에 중심을 두고 있다.
제주도에 해군 기지가 필요하다는 데 우리 민주통합당은 철저히 동의한다.
다만 강정마을로 결정되고 추진되는 과정에서 무리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새로운 선정 작업을 진행한다."
의로운 사안이라면
그것이 피를 뿌리는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죽음을 무릎 쓰고 덤벼드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의석수 과반을 넘어 2/3 이상이 되어도 민주통합당은
저런 정책을 가지고 결국 이땅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혹은 서민의 살람살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 정당입니다.
산천의 귀신이든, 표를 가진 국민이든,
그들에게 아첨하는 이는
의로움을 향해 달려갈 용기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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