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논어 옹야 28 /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

죄송이 2012. 6. 25. 01:01

 

 

子貢曰 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왈 여유박시어민 이능제중 하여 가위인호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자왈 하사어인 필야성호 요순기유병저

夫 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부 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자공이 물었습니다. 만약 널리 백성들에게 은덕을 베풀고 대중의 어려움을 구제할 수 있다면 어떻습니까? 인하다고 할 만 하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대답하셨다. 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니, 어쩌면 성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요임금이나 숫임금도 그러시지 못함을 병통으로 삼았었단다

대저 인한 사람은 자신이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 주고 자신이 도달하고 싶으면 남도 이르게 해 준다

내게 있는 것으로 남이 하고 싶은 것들을 알아낼 수 있다면 인의 좋은 방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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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은 화식의 재능이 좋아서 큰 부자가 되었던 제자입니다.

자신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고 해도 좋습니다.

 

부자들은 놔 두더라도 먹고 살 만한 사람들에게는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박시어민)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은 사회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제중)

이것도 인하다고 할 만하지 않습니까?

 

선생님이 격찬합니다.

인이 아니긴 커녕, 성인의 경지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럴 수 있는 사람만 있다면 요순의 업적보다도 크다는 것이죠.

 

 

 

 

세상에 만 명의 사람이 살아 간다고 하면

그 만 사람이 그리는 '좋은 세상'의 모습은 엄밀하게 말해 만 가지가 넘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회주의 세상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자본주의가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가부장적 질서가 좋다고 하고 어떤 이는 불평등 사회를 쳐 부수자고 하고

어떤 이는 국가 권력을 철폐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이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하고

어떤 이는 하나님의 권능 아래로 모여야 한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의료, 교육, 주택 등은 국가가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하고

 

... ...

 

서로 교집합을 그리는 부분도 있지만 서로 전혀 쌩뚱맞게 다른 얘기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심지어 정부가 없어져도

그 모두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각자가 좋다고 생각하는 모든 방편들을 허심탄회하게 모아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야, 너두 생각 있으면 같이 하자 ...

서로 의견을 공유하게 하자는 겁니다.

 

무슨 말을 꺼내는 순간, 이 꼴보수 새퀴라거나 이 빨갱이 새퀴라거나 이 철지난 레닌맑스 새퀴야 라거나

제발 남의 의견을 진흙탕으로 밀고 들어가는 그런 선험적 규정 섞인 대화들 말고

누군가가 말하는 의견에 대해 마음껏 그가 말할 수 있게 열어 주자는 겁니다.

 

언로를 여는 순간,

그 사람의 진심이 보이고

진심들이 모이는 순간 해결책이 나타나고

해결책이 보이는 순간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서

우리는 역사상 또 한발짝을 더 앞으로 내 디딜 수 있게 될 겁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혹은 앞으로 존재하게 될

그 어떤 이름의 법이든 사람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막는 순간

우리의 역사는 똥구덩이에 빠져

늘 차악을 선택해야 하고

늘 이 지겨운 뒤늦은 후회의 삶들을 반복하는 일상을 만끽해야만 할 겁니다.

 

 

 

 

 

 

이상으로, [논어 옹야] 편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