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논어 술이 16 / 시서집례

죄송이 2012. 7. 5. 23:36

 

 

子所雅言詩書執禮 皆雅言也

자소아언시서집례 개아언야

 

 

 

선생님께서 시경과 서경을 언급하실 때, 그리고 예를 행할 때는 목소리를 엄정히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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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는 '아 雅' 를 '항상, 일상 常'의 의미로 풀었습니다.

그러니까 주희의 해석대로라면,

' 선생님께서는 늘 시경, 서경의 말씀들과 예를 지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가 되는 거지요.

 

'아'는 단순히 '예쁘다'의 의미는 아니고

본래 '큰 부리를 가진 새'를 의미하는데

그것이 가지는 미적인 가치보다는 심리적인 가지, 그러니까 '엄숙함' '위대함' '숭고함' 따위의 의미에 보다 편중됩니다.

궁중의 음악을 '아악 雅樂' 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일상에서 일상의 말투로 웃고 떠들고 농을 칩니다.

그러나 자신이 무척 가치를 두고 있는 전문적인 분야의 업무에서는 목소리가 확~ 달라지지요.

그래서 각종 직업인들이 스피치 학원에 다니기도 하지요.

이를테면,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목소리와 친구와 영화 보며 낄낄거리는 목소리는 같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되겠죠.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하는 목소리와 엄마, 낼 아침상에 햄 구워줘~ 하는 목소리는 같은 27살 처녀의 목청에서 나오는 서로 다른 톤일 겁니다.

 

 

 

 

 

아마 공자님도 그랬을 겁니다.

제자들과 농을 하는 목소리와

아내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목소리와

강당에 앉아 강의를 하는 목소리는 모두 제각각 달랐을 겁니다.

 

선생님이 강의를 하실 때

특히나 시경과 서경의 구절들을 말씀하실 때, 그리고 예를 통해 정성을 다하는 것들에 대해 말씀하실 때는

자세를 잡고 시간을 내어 전문적으로 그것들을 다룰 때는 물론이거니와

그 내용들이 비록 일상 중의 대화 속에 간혹 섞여 나온다 할지라도

곧바로 옷깃을 추스리고 목소리를 돋워 가장 단아하고 정숙하며 진심어린 설파를 했을 겁니다.

 

 

 

 

 

문장이 완벽하지 않은 탓으로

이런 해석도 가능하고 저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다만, 보다 일상에 친근히 해석하고 공자를 우리에게서 떨어트려 외계인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는 사랑을 이야기할 때마다 목소리조차 떨린다 ... ...

 

누구에게나 무언가만 이야기하면 목소리에 감동이 차 오르는 대상이 한 둘은 있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