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路曰 子 行三軍則 誰與 자로왈 자 행삼군즉 수여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자왈 폭호풍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必也 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필야 임사이구 호모이성자야
자로가 말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삼군을 부리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거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고 성난 강물을 맨몸으로 건너며 그러다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는 자와 나는 절대 함께 하지 않겠다
반드시 큰 일 앞에서는 두려워 떨고 계획을 꼼꼼히 세운 뒤에야 이루어 가는 자와 함께 할 것이다
........................................................................
삼군은 한 나라의 모든 군대입니다.
주력군을 중군이라고 하고 그 앞뒤로 선봉과 후위가 빠집니다.
12,500 명의 군사를 일군(一軍)이라고 한다 ... 라는 주석은
주희가 전쟁에 참전해 보지 않은 책상물림이어서 그렇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계획이 없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고
두려움이 없으면 반드시 누군가에겐 패하기 마련입니다.
일상의 대부분 일들이 이러한 법이거늘
하물며 한 나라의 국방을 책임지고 전군을 운용하는 일과 같은 대사에 있어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대통령의 즉흥적인 한 마디에
온 국민들이 혀를 끌끌 차며 안타까워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성난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 잡고
거친 물살을 맨몸으로 건너는 용기는
삼군이 갖춰야 할 용기이지
삼군을 부리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용기는 아닙니다.
자로처럼 아무런 장애없이 한 평생 사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을 스스로 선택하였고
배움을 스스로 절도있게 구했으며
죽음에 있어서조차 마지막까지 가장 자존적인 결정을 내렸던 사람입니다.
범인의 시선으로 무척이나 쉽게
공자와 자로의 대화를 평가하기는 힘듭니다.
공자는 이 대화에서 무척이나 진지하기만 합니다.
아마 실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낯빛을 고치고 눈빛을 엄밀히 하며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했을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마도 공자는 자로의 죽음을 예견했던 것일까요?
하지만 스승의 가르침은 이미 자로의 것입니다.
스승의 이토록 날 선 우려와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자로는 자신만의 삶과 죽음을 엮어 냅니다.
진실로 탄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ㄴ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술이 11 / 제, 전, 질 (0) | 2012.06.28 |
---|---|
논어 술이 10 /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 욕망의 노예 (0) | 2012.06.28 |
논어 술이 9 / 행장의 주권(主權) (0) | 2012.06.28 |
논어 술이 8 /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 예절 (0) | 2012.06.28 |
논어 술이 7 / 병아리가 알 껍질을 깨고 나오듯 (0) | 2012.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