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謂南容 자위남용
邦有道不廢 방유도불폐
邦無道免於刑戮 방무도면어형륙
以其兄之子妻之 이기형지자처지
선생님께서 남용에 관해 말씀하시길
나라에 질서가 있다면 버려지지 않을 것이고
나라에 질서가 없어도 죽음의 형벌을 받지는 않을 정도라 하시며
그 형님의 딸로 처 삼아 주셨다
...................................................
공자는 위로 형님이 한 분 계셨던 모양입니다.
몸이 불인(不仁)하였던 모양으로 동생에게 어린 딸을 맡기게 되었으니
공자는 자신의 친자식처럼 정성껏 키우고 가르쳐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폈습니다.
그리고 이제 좋은 배필을 구해 짝을 삼아 주어야 했는데
오랜 동안 제자들을 관찰하다가 남용과 같은 좋은 이를 보게 되어 기쁘게 성가시켰던 것입니다.
[사기 열전]에 나오는 맹의자의 형으로 소개된 이가 바로 이 남용입니다.
남용은 [백규]라는 시를 세 번 연거푸 읊으며 찬미했다고 전해지는데
이 광경을 지켜 본 공자가 제자의 인물됨에 반했던 모양입니다.
[백규]란 시는 정결한 옥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군자가 자기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결의를 비치는 것으로 해석되겠지요.
남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아주 멋집니다.
치세에는 나라에 필요한 인재로서 쓰임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난세라도 자신의 처신을 잘 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니
조카 딸에 대한 사랑에서라도 이러한 세상을 사는 안목이 있는 조카 사위를 꼭 얻어주고 싶었을 겁니다.
[공야장] 편은 인물에 대한 평가가 많은데
자신의 제자들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합니다.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하루 이틀에 가능한 것은 아니지요.
게다가 단편적인 모습을 취합해 몇 마디 말로 규정하는 것도 안 될 일입니다.
꾸준히 관찰하고 겪어 보고 나서야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평가할 때도 좋은 모습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서 널리 현창하고
나쁜 모습은 반감이 생기지 않고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심스럽지만 핵심을 잘 짚어줘야 합니다.
제자를 잘 못 둔 죄로 망가지는 선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선생님의 잘못도 있겠지만
인간 관계에서의 실수들 때문에 당하지 않아도 될 봉욕을 당하거나
다 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겠지요.
일이 잘 풀릴 때는 사소한 실수들이 큰 역할을 하지 않고 묻힐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모여 결정적일 때 '한 방'의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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