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자왈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어지럽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
'망'은 'complicated'의 의미와 거의 일치합니다.
무언가 얼키고 설켜 매우 복잡한 모양이란 뜻입니다.
罔에다 絲를 더한 網은 그래서 '그물'이란 뜻이 됩니다.
아무리 새롭고 많은 것을 배운다 하더라도
내것으로 만드는 시간, 익히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복잡하기만 하고 하나로 가지런히 꿰어지지 않는다는 의미겠죠.
'태'는 불안불안해서 그 모양을 보고 있기 불편하다는 뜻이죠.
상황을 위태롭게 몰아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의 말이나 글에서 배우지 않고
조언을 해줄 벗도 없이 자기 고집만 내세우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해서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이미 실패가 자명한데 그냥 해 오던 관성 때문에 또 그렇게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사실은,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이 '사이불학'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배워야 할 텐데
진실로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은가 봅니다.
子曰
자왈
攻乎異端 斯害也已
공호이단 사해야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번잡스러운 것들을 열심히 모으다 보면 여기서 온갖 해악이 나온다
.....................................................
이 문장은 위의 '학이불사즉망'과 관련이 있습니다.
'단'은 '단서' '뿌리'라는 뜻인데, 흔히들
'이단'이라고 하면 '정통에서 벗어난' '우리와 뿌리가 같지 않은'의 의미로 해석합니다.
남송의 주희 또한 '이단'은 '공자의 뜻을 따르지 않는 양주나 묵적의 학문을 하는 자들'이라 해석했고
덩달아 자신의 시대에 투영해서 '불학을 따르는 무리나 노자 장자를 추앙하는 사람들'로 확대했습니다.
여기서 '이단'은 절대 이런 뜻이 아닙니다.
'갈래가 많다'는 뜻입니다. 즉 가지런히 계통적으로 모아지지 않고 잡다하게 모여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공'은 '장인이 망치로 열심히 두드리는 모양'입니다. 나중에는 '공격하다'의 뜻으로 쓰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즉 '공호이단'이란,
'공부하는 이가 갈래를 잘 잡아서 꾸준히 계통적으로 단계를 밟아나가지 못하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공부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이익은 커녕 질적으로 해악이 말도 못해서 '망하게 된다'는 말이죠.
그러니 정확히 '학이불사즉망'의 뜻이 맞지요?!
子曰 由 誨女知之乎
자왈 유 회여지지호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너에게 '안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어야 진실로 아는 것이다
.................................................................
그럼 이 문장은 '사이불학즉태'와 연관이 있겠지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고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죠.
그래서 잘 모르는 것인데도
자신의 견해나 방식만 내세워 고집을 피우고 남에게 배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잘 모르면서 우기는 사람을 보고 있는
잘 아는 사람은 얼마나 그 사람이 위태롭게 보이겠습니까?
세상에는 두 가지의 바보가 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바보도 있고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은 알지만 알고 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바보도 있습니다.
앞의 바보는 자신을 속이는 바보이고
뒤의 바보는 남을 속이는 바보입니다.
대체로 한나라당 쪽은 전자들이 많았고 민주당 쪽은 후자들이 많았는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는 어떤 바보들이 많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바보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지 않으려면 수만 가지 조건이 필요하겠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보장되어야 하고
팩트에 깨끗이 승복할 줄 아는 성숙한 자세를 갖춰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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