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극의 본질은 '오해'라고
셰익스피어는 말하고 또 말했다.
그렇지만 셰익스피어도 왜 '오해'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말하지 않았던 듯 싶다.
2.
제아무리 하늘을 뒤덮고 땅을 뒤집는 재주가 있더라도
혈연의 문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바가 있다.
여기서 생기는 '오해'의 문제는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그냥 하늘이 그렇게 점지한 것이라고밖에는 ... ...
3.
혈연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인간 관계에서 생겨 나는 '오해'는
분수에 넘치는 조언 ...... 때문인 것 같다.
내 편에 서지 않기로 선언한 사람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는 없다는 듯
사람들은 싸우기 시작한다.
설령 싸움이 표면적으로 좋게 마무리된 성 싶게 보여도
속으로는 감정의 염증 산물들이 아직 강하게 퍼져서
긴장감 섞인 통증을 주기적으로 토해 낸다.
끝끝내 한번 틀어진 관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4.
따라서 누군가에게 분수에 넘치는 조언을 시작할 때는
그 사람과 다시는 보지 않기로 결심이 섰을 때에만 가능하다.
조언의 결과 오해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분수에 넘치는 조언이 다시 얼마나 더 중첩되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전체의 힘이 마주 세우는 결론은
무조건 비극으로 일방향화되어 치닫는다.
5.
사람들은 모두 내가 잘했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한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다.
나이가 먹어갈 수록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것이 되고
삶이 궁핍을 벗어나 적절하게 따스해질수록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 때문에
싫은 소리가 귀에 들어오는 것이 덜 달가와진다.
내 앞에서 칼을 들고 설치는 적들보다
달콤한 말로 내 귀를 간지럽히는 벗이 더 무서운 줄을
우리는 무덤에 들어가기 전에야 깨닫게 된다.
인간이란 존재의 연약함을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는 아마도 ... 외로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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