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자왈
中人以上 可以語上也 중인이상 가이어상야
中人以下 不可以語上也 중인이하 불가이어상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중인 이상이면 형이상에 대해 말해 줄 수 있지만
중인 이하라면 형이상에 대해 말해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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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배우고 앎을 이루어가는 데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생이지지자 (生而知之者) ...
말 그대로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미리 부여해 준 재주인 듯, 그래서 우리는 그런 이들을 '천재'라고 부릅니다.
한번 보면 원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열쇠를 끼워 맞춰 자물쇠마저 완성하듯이 척척 일을 처리해 냅니다.
학이지지자 (學而知之者) ...
양과 질의 차이는 있겠지만 무수한 반복을 통해 익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통 '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나요?
어떤 일에 숙달되기 위해서는 최소 필요한 시간이 일만 시간이라고 하네요.
8천 시간을 숙달한 사람과 일만 시간을 숙달한 사람은 그 근소한 차이 때문에
어떤 분야에서의 성취가 0 과 1 의 극단적인 차이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곤이지지자 (困而知之者) ...
곤란함을 몸으로 겪어야 겨우 깨닫게 되는 사람들이라는데
우리 중 대부분은 이런 유형에 속할런지도 모릅니다.
그저 아무 준비없이 현실의 유흥에 만족하며 먹고 마시고 즐기다가
곤란함을 당해서야 외양간을 고칠 생각을 하게 되지요.
공자가 말하는 '중인 中人'이란 아마도 위에서 말한 세 유형 가운데 '학이지지자' 정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학'은 참으로 재미없고 무료하기 짝이 없는 것인데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 무언가 좋은 것(上), 높고 고원한 세계의 것들에 대해 말해 주는 것은
아무 쓸모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신기한 것, 재밌는 사실들을
우리들에게 알려 주지 못해 안달인 친구들이 더러 있습니다.
공자님 말씀 대로라면 이런 친구들의 친구 가르치기 방식은 문제가 많은 것이란 얘기죠.
대상이 조금이라도 학습의 욕구를 느낄 때
그때를 기다려 가르쳐주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상대방을 위해서도 좋다는 겁니다.
문과생에게까지 미분 적분을 가르치는 것이 정녕 꼭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보다는 민주공화국의 헌법과
기초적인 응급 구조 의학과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체육과목들과
맛있게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는 요리법과
음악과 미술을 통해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감성의 훈련
들판의 식물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농사는 어떻게 짓는지 ... 정도면 의무 교육의 모든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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