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공이 물었다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았고 부유하게 된 이후에도 교만하지 않았으니 이 정도면 괜찮지 않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좋구나, 그렇지만 아직은
가난하면서도 즐길 수 있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지 않겠느냐
子貢曰 詩云如切如磋如啄如磨 其斯之謂與
자공이 말했다
시경에, 자르고 마름질하고 쪼고 갈아낸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이 얘기군요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이제 비로소 너와 시경을 인용하면서 같이 얘기할 수 있게 되었구나
'찰'하고 말하면 '떡'하고 답을 해내는구나
자공이란 제자는
공자가 천하를 유세할 때 대부분의 경제적 지원을 담당한 제자였습니다.
아마도 젊어서는 무척 가난했고 자수성가해서 나중엔 부유해졌던 모양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름 기본을 잃지 않으려고 엄청난 노력을 거듭했겠죠.
그러다 후에 공자를 싸부로 모시게 되었고 그가 공부가 얼마간 되었을 때 이 문답이 오가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 고민 얘기 할 때는 다 자기 친구 얘기라고 하면서 묻지 않습니까?
" 선생님, 선생님 제 친구 중에요,
가난한데도 이익을 탐내 누군가에게 아부하지 않고
부자가 된 이후에도 남에게 교만하게 굴지 않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 아닙니까? "
우리 훌륭하신 선생님은 일단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신공을 날리십니다.
'좋쿠나~'
대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칭찬 후에 한 단계 더 제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바를 보여줍니다.
형편이 좋지 않아 남에게 도움 받는 것을
남에게 아부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 것이며
남보다 재물이 많아 좋은 일에 금전을 쓰는 것을
제 자랑이라거나 교만하다고 욕하지 말거라
그것이 보다 자연스러워지면,
자가용이 없어도 기차 버스를 제 차처럼 즐길 수 있고
32평 아파트가 없어도 빚없는 삶에서 평안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니
이것이 '빈이락'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게다가
높은 소득에 비례하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진심으로 지지하는 정당이 있어 많은 당비를 후원하는 것을 벗들에게 자랑할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부이호례'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 라고 말이죠.
가르침을 받은 자공은 이제 더욱 신이 났습니다.
가죽을 무두질할 때는 일단 잘라야(절) 다듬을(차) 수 있고
옥을 세공할 때는 먼저 정으로 쪼아 내고(탁) 나서 줄로 갈(마) 수 있습니다.
먼저 자르고 쪼아 내야 그 다음 다듬고 갈아 내는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법이니
거칠어 보이지만 앞의 이런 조잡한 과정이 없이는 어떠한 진보도 없습니다.
때문에, 부유했다가 가난해지는 것보다는
가난했다가 부유해지는 삶의 순서대로 사는 것이
인생공부에 보탬이 되는 경우가 많고 ...
부유해지고 난 후에는
다시 이웃과 더불어 가난해지는 것이야말로
한걸음 더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삶이 될 것입니다.
다 자란 개구리는 올챙이 적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개구리가 된 이후에도 그저 우물 안에서 안주하기 보다는
우물의 미끄러운 벽을 기어올라 저 넓은 바다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바닷물이 비록 아무리 짜고 맵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고저왕 이지래'는
어제를 잊지 않되 내일로 힘차게 나가자는
선생님과 제자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약속입니다 !!!
우리 선생님 홧팅 !!
응, 자공도 홧홧팅 !!
'ㄴ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논어 위정 1 / 정치는 덕으로 한다 (0) | 2012.05.10 |
---|---|
[스크랩] 논어 11 (0) | 2012.05.10 |
[스크랩] 논어 9 (0) | 2012.05.10 |
[스크랩] 논어 8 (0) | 2012.05.10 |
[스크랩] 논어 7 (0) | 2012.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