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비극의시대

설득의 비밀

죄송이 2012. 12. 18. 13:51

 

한 사람을 아주 잠깐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돈이나 위세를 빌어 어르고 협박하면 일 순간이나마 그를 굴복시킬 수 있다.

 

'설득'이란 그런 굴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음을 담고 있는 말(說) 얻는다는 것(得)인데 ... 그러자면

그런 조잡한 행위 갖고는 이룰 수 없다.

 

 

 

 

공지영이란 작가는 일도 열심히 하고 글도 잘 짓는 괜찮은 작가다.

세간에서는 그의 여러가지 경력을 문제 삼지만,

그건 그만큼 그가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개척해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경력이 스스로에게는 분명 피곤한 문제이긴 하다.

 

때문에 더러 사람들은 스스로의 피곤한 과거를 들먹이길 힘들어 하는데 이건 아주 당연한 일이다.

 

공지영이 이전에,

종편에 출연했던 인순이와 김연아를 비판한 적이 있었다.

이 행위에 대해 두고두고 역공이 벌어졌는데 ...

 

공지영은 과거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글을 기고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 정운영 선생이 이전에 중앙일보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성급히 그를 '변절자'라고 불렀다.

심지어는 선생이 작고한 이후에, '폐병장이' 이광수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폐렴약을 구하기 위해 그 천재성을 팔아 친일을 해야만 했던 이광수 말이다.

 

물론 그런 비유는 몰염치한 비난일 뿐이다.

 

 

 

얼마 전, 윤여준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찬조연설을 하면서

그 모두에 ...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 비슷한 것을 올려 두고 말을 이어 나갔다.

 

그의 어조는 차분하고 조리 있었지만

문득문득 청자들, 즉 국민들을 어린 아이들로 다루는 듯한

권위의 모습 또한 아직 조금은 깊게 배어 있었다.

 

연설하는 내내 그의 말 속에 숨은 권위는

그의 성공 이력 자체와

흰 머리와 깐깐해 보이는 얼굴이 보여주는 이미지에 의해

전혀 거부감없이 다가 온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도 ...

그가 모두에 내비친 반성 .............. 그것이 바로 그의 찬조연설이

조국 교수의 피 토하는 찬조연설보다 더욱 사람들을 설득당하게 만드는 비결이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나는 반성한다 ...' 이 말을 꺼내기 무서워

정작 다른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