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술이 28 / 독을 약으로 바꾸는 기술

 

 

陳司敗問 昭公知禮乎 진사패문 소공지례호

孔子曰 知禮 공자왈 지례

孔子退 揖巫馬期而進之曰 공자퇴 읍무마기이진지왈

吾聞君子不黨 君子亦黨乎 오문군자불당 군자역당호

君取於吳 爲同姓 謂之吳孟子 君而知禮 孰不知禮

군취어오 위동성 위지오맹자 군이지례 숙부지례

巫馬期以告 子曰 丘也幸 苟有過 人必知之

무마기이고 자왈 구야행 구유과 인필지지

 

진나라 사패가 물었다. 노나라 소공은 예를 아는 사람입니까

공자가 답했다. 예를 압니다.

 

공자가 물러나는데 진사패가 무마기에게 인사하며 다가가 물었다.

내가 듣기로 군자는 제 식구를 감싸지 않는다 하던데 (당신의 스승께서는) 군자라더니 팔이 안으로 굽던걸요

당신네 임금은 오나라 여자와 결혼했으니 성이 같을 것인데 이름을 오맹자라 달리 부르니 당신 임금이 예를 아는 자라고 한다면 누가 예를 모른다 하겠소

 

무마기가 이 문답을 고해 바치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참으로 행복하구나, 진실로 잘못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내고야 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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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천하를 주유할 때 진나라에 이르렀을 때 생긴 일화인 모양입니다.

'사패'란 관직의 이름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사공'에 해당하는 벼슬을 진나라와 초나라에서는 '사패'라 불렀다고 합니다.

 

가는 곳마다 인의예지를 강조하며 새로운 정치를 설득하고 다니던 공자에게

진나라 사패는 불의의 일격을 가합니다.

노나라의 임금 소공은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예를 아는 인물인가 ... 하고 물었던 것이죠.

 

주 왕실은 희(姬)성입니다.

주가 여러 봉건 제후국을 만들 때, 주공이 세운 나라가 노나라이므로 노나라의 군주들도 모두 희성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나라도 주 왕실과 성이 같습니다.

당시의 예에 의한다면, 동성간의 결혼은 실례입니다.

그럼에도 노나라 소공은 동성 국가인 오나라의 여자를 데려와 결혼을 하였고

그 사실을 세상이 비난할까 두려워 '희맹자'라 하지 않고 '오맹자'라 불렀던 것입니다.

예를 지키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솔직하지도 못했던 것이죠.

 

진 사패의 질문에 공자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공자가 자리를 뜨고 나자

진 사패는 공자를 모시고 온 제자 무마기에게 무안을 줍니다.

 

너네 임금은 얼라리 꼴라리인데

그런 임금을 두둔하는 공자가 시방 누구 나라에 와서 인이니 예니 설법을 하고 다니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 라고 말입니다.

 

봉변을 제대로 당한 무마기는 진 사패의 의도대로

이 대화를 그대로 공자에게 고합니다.

공자는 그제서야 자신이 진나라에서 절대 환대받지 못할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죽으나 사나 노나라도 돌아가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함도 동시에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공자는 스스로 다행스럽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진사패의 공박이 공자를 위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걸 받아들인 사람에게는 독이 아니라 약이 되었던 것이죠.

 

 

 

 

 

여러분들은 독을 약으로 바꾸는 기술을 가지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