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공야장 16 / 깊은 사귐의 POWER
子曰 晏平仲 善與人交 久而敬之
자왈 안평중 선여인교 구이경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안평중은 사람들과의 사귐을 참 잘 했으니 오래도록 사귀었는데도 진실됨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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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중은 제나라 대부인 '안영'을 말합니다.
제나라가 배출한 훌륭한 정치가로는 단연 '관중'과 '안영'을 꼽는 것이 마땅할 겁니다.
안영의 이야기를 모은 [안자춘추]라는 글도 있으니 기회되시면 읽어 보시길~
어쨌든 공자는, 안영이 좋은 정치를 펼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사람을 사귐에 건실하고 깊이있게 했음을 기본적인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영을 평가할 때 모든 다른 장점들을 놔 두고 이 교우 부분을 핵심으로 짚고 있는 것이겠죠.
흔히 사람이 처음 만나게 되면 아직 익숙하지 않아 이것 저것 서로 조심하기 마련입니다.
서로 어색할 때는 오해하는 것도 많고 긴장도 하여 업무에서 실수도 많고 효율도 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친해져야 비로소 소위 '손발이 척척 맞는 단계'가 되는데
이렇게 되고 나서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사실 주변에서 오래 지켜보긴 드뭅니다.
좋은 동업자였는데도 나중에 관계가 깨지면, 흔히 드는 이유들이
'성격 차이'라거나
'위 아래가 없어져서 저놈이 나와 맞먹으려고 한다'거나 같은 것들입니다.
부부 사이도 예외가 아니어서 둘 사이가 무척 가까우면 다 좋을 것도 같지만
그렇게 서로 완벽히 이해하고 친해지기 전에 벌써 서로 조심하지 않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파국을 맞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제가 아는 어떤 선배는 주말부부인데
서로간의 거리를 알맞게 조절하기 위해서
같이 있을 땐 서로 말을 높이고 떨어져 있을 때는 서로 말을 낮춘다고 합니다.
빨리 빨리 알아가는 인간 관계도 좋기도 하고 필요도 하겠습니다만
소중한 사람일수록 차차 알아가면서 깊이있게 사귀는 것도
중요한 덕이 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부디 ... 잃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조금만 더 천천히 ^^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군요.
그렇게 뜻뜻미지근하게 장작만 지피다 그 사이에 다른 녀석이 확 채 가면 어쩌죠?! ^^
진짜 운명이라면 누가 채 간다고 따라가진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