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논어

논어 리인 3 / '인'한 사람의 실수는 왜 더 미운걸까

죄송이 2012. 5. 29. 23:58

 

子曰 자왈

惟仁者 能好人 能惡人 유인자 능호인 능오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인한 사람만이 누구나가 좋아하는 사람도, 누구나가 미워하는 사람도 될 수 있다

 

 

 

子曰 자왈

苟志於仁矣 無惡也 구지어인의 무오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인에 뜻을 두었다면 딱히 미워할 것도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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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한 사람의 모습 중 하나는 매우 솔직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직 덜 성숙했을 때, 그러니까 아직 초딩이 마인드로 무장했을 때,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행동이 무엇이건 무조건 좋아하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그의 행동이 무엇이건 무조건 미워하는 경향을 띱니다.

 

세간에서 말하는 '의리'라는 것도 흔히 이런 형태의 것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친구의 행동은 모두 이해되어야 한다거나, 

부부간의 모든 말들은 납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나꼼수 광팬들은 나꼼수 멤버들의 말은 모두 옳다고 믿어 주려고 하고

박근혜 지지자들은 박근혜의 어떠한 말과 행동이든 옳다고 여기려 합니다. 

진중권이 나꼼수 멤버들을 까면 나꼼수 멤버들은 진중권을 벌레 보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의 적을 공격하는 적은 나의 친구다'라는 말까지 생겨 버렸습니다.  

 

 

 

 

똑같은 복지 정책인데도

박근혜가 말하면 '거짓과 위선'이라 생각하고

민주노동당이 말하면 '빨갱이 정책'이라 생각하지만

민주통합당이 얘기하면 '잘 균형잡힌 시선'이 되는 식입니다. 

사람들의 '호오'가 늘상 이런 식이다 보니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정책을 꾸준히 실행하려 하기보다는,

선거철마다 줄타기를 잘하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로 '인'한 사람은 자신의 관점이 뚜렷하고 하려는 바가 명확하며 마음이 솔직합니다.

자신의 목적을 포장하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변명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어떤 일을 잘 해서 모든 이들로부터 칭찬을 받다가도 실수가 드러나면 욕을 퍼 먹고 만신창이가 되기 일쑤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말을 들으니 누구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까?

저는 몇 명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로 인한 사람이었으니

그가 실수한 것들도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지 않습니까?

'인'한 사람은 '사람답다'는 것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산다는 것이지

하늘이나 땅처럼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하니 누군가가 진실로 '인'한 마음으로 일을 시작해서 일을 진행하는 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 줄곧

인한 마음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면,

설령 그것이 실수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너무 미워하지는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