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비극의시대

48 % ... 역시 아직 한큐엔 안 되나 봅니다 ^^

죄송이 2012. 12. 20. 23:51

 


이번에 " 우리 " 총집결한 게 맞지요?!

잘 싸운 겁니다. 

토닥토닥 ... ... 




저는 민주노동당 당원이었고

마지막엔 진보신당 당원이었습니다.

그걸 끝으로 제 정당 활동은 모두 정리했습니다.

마흔 가까운 나이를 살아오면서 그 숱한 대선에서든 총선에서든 지방선거에서든

그놈의 '비판적 지지' 때문에 

갈등하고 고민하고 술 마시고 그래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처럼 속 시원하게 투표한 적은 처음입니다.


금속연맹 노동자 후보 김소연이 있었고

청소 노동자 후보 김순자가 있었지만

그래서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대놓고 후보 2 번을 홍보하진 못했지만

저 스스로는 전혀 거리낌없이 투표했습니다. 




그 총력을 모은 결과가 아직 48 % 이네요.

밑에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48 %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우리는 많이 모였고, 그래서 앞으로 좀더 결집할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언론에 노출되고 있는 것처럼

이번 대선의 패배 요인이 정동영, 김용민, 공지영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확고한 아집처럼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안철수가 나왔다면 ... 의 가정이 성립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세 가지 정도는 꼭 정리하고 넘어갔으면 싶어요.


첫째, 다들 주목하시지 않지만 서울 교육감 선거도 졌습니다.

대선에서는 서울이 거의 박빙으로 문재인이 박근혜를 이겼는데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교육감 후보가 졌다는 얘깁니다. 

제 생각엔 무상교육이나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진 것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이수호 라는 인물이 전교조 출신이고 민주노총 출신이기 때문에 생긴 거부감이 아닐까 합니다. 


통합 후보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겁니다.

우리는 이제 뭉치지 않으면 더이상 승리할 수 없다는 걸 더욱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나 앞으로도

이수호에 대한 지지와 문재인에 대한 지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볼썽 사나운 패배를 받아 안아야 하겠지요.




둘째, 우리는 sns 안에서 지나친 '자위 행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문국현 대선 후보도 인터넷에서 어떤 인기를 누렸는지 기억하고 계신 분들은 기억이 나실 겁니다.


소위 어르신들을 움직이는 새누리당의 조직은 

미용실로 생선가게로 노인정으로 촘촘히 움직이는데

노무현 당선 이후 이쪽에서는 스스로 그 조직을 뒤엎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조직을 뒤엎은 것이 잘 한 것이냐 잘못 한 것이냐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저들은 낡은 방식이지만 매우 유용한 방식으로 조직을 활용할 줄 알았다는 것이고

이쪽에서는 스스로가 창출해낸 변화된 환경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여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 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나꼼수를 시발로 각종 다양한 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났고

그것이 분명 일정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양적 폭발력이 질적인 전화를 겪지 못하도록 저쪽에서 잘 차단해 낸 것 같습니다.

나꼼수를 우리끼리 들으며 낄낄 대는데 만족하지 않고

사실은 이 재미난 얘기들을 어떻게 50 대, 60 대에게 들려드릴까 고민했어야 했던 것이죠.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제작한 백년전쟁과 번외편 프레이져보고서 같은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연세 지긋한 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보여드릴까 고민했어야 합니다.


우린 우리끼리 sns에서 노닥거리느라 그 귀중한 시간을 모두 허비했던 것이죠.

아마도 그건 우리 스스로가 소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로 위로받고 싶어서, 동류임을 확인하고 싶어서

자꾸 폐쇄된 공간으로 몰려 들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네요~




세째,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박사모 게시판에 시간 나시면 한번씩 가 보세요~

그들은 여전히 이쪽에서 어떻게 반격을 시도할 것인지 예민한 촉각을 곤두 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반격은 이루어지겠지만, 지금처럼 거친 모양새가 되어선 안 되겠지요.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나 좌절, 자기 연민, 눈물, 한탄, 쓰라림, 망년회를 빙자한 자기 방치, 일탈, 가출, 마약 ... 이런 거 아닙니다.

차분하게 한 해 마무리 잘 할 준비를 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가족들에게 소원했나 반성해 보고

아버지 어머니 챙기느라 못 챙긴 누나 형 오빠 언니들 되돌아 봐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50 대가 30 대에게, 40 대가 20 대들에게

위로의 문자라도 한통씩 보내줘야 할 때입니다. 

서울 경기는 광주에게 미안함의 문자를 보내줘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몇 가지를 우리가 좀더 잘 해낼 수 있다면,

통일을 보는 것보다 무조건 훨씬 빨리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진보 정권이 

보수 표를 갈라먹는 누군가의 출마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스스로의 힘만으로 집권하는 날을 맞을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

우리 스스로의 힘에 대해 너무 무시하지 맙시다. 

그리고 50 대나 노년층을 바라보는 시각도 너무 좌절하지 맙시다.

누가 더 많이 멍청해서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드는 건 아닙니다. 

아직 우리의 말과 행동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일 뿐입니다.

아직 우리의 품이 너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로 문자 받고 싶은 분들 ... 

서로 서로 쪽지 보내세요.


이 번호로 문자 날려 달라고요 ~~~ 


오늘 표창원 전 교수가 프리 허그 하시던데 ...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 필요한 일을 잘 찾아서 하시는 것 같아

진실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유단자이신데다가 경찰이고 반공주의자라고 해서 좀 무섭긴 했는데

앞으로 무지 존경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