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횡설수설 썼던 글인데 ... 아래에 통합 관련 각 당대회 우려하시는 분 질문도 있고 해서 다시 올립니다.
각 세력들의 중심 인물들(?)이 통합의 원칙에는 합의했습니다만,
실제로 그 과정이 그렇게 매끄럽거나 순탄치만은 않아요.
겉으론 느긋한 척 하지만, 속앓이가 심할 꺼예요.
각 당 상황입니다.
1) 민주노동당 당대회
일찌기 진보신당과의 통합안에서도 민주노동당은 다수의 찬성 의견을 확인했습니다.
통합안을 부결시킨 쪽은 진보신당 쪽이었죠.
이번 통합안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더욱 높은 찬성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유인즉슨 당시에 반대했던 일부(인천연합)가 이번에는 찬성 쪽으로 의견을 틀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변수는 있습니다.
권영길 전 의원은 애초에 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선결적인 문제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은 후차적인 문제로 두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진보신당과의 통합안이 부결된 후 이번 통합 수순과 방식이 썩 내키지는 않는데,
그와 그를 지지하는 그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명확치 않습니다.
또하나 저 멀리 과거 IS(국제사회주의)와 NL의 일부가 결합돼 만들어진 '다함께' 그룹들은
그동안 스스로를 소위 '민주노동당내 좌파'로 일컬어 왔는데,
이들 중 전부는 아니지만 그 일부가 통합안에 반대해 이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의견 그룹은 아니지만, 평당원 차원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주장을 하는 분들도 일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통합에 거부감이 강하기 때문에 통합안이 성사된다면 이들은 탈당 수순을 밟을 겁니다.
이런 몇가지 변수만 잘 제어된다면, 민주노동당 당대회의 결정은 순조로울 듯 합니다.
2) 통합연대
통합연대 쪽은 통합을 전제로 탈당한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 물론 100%는 아니지만
크게 거론할 문제는 없는 것 같군요.
심상정은 나꼼수에서 보인 미적지근한 반응과는 달리,
실제로는 누구보다도 통합에 -접점 수준이 아니라- 아주 밀착된 접선적인 자세를 보이는 분이시고,
오히려 노회찬과 조승수 역시 고민이 많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나 비례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그런 사사로운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큰 문제는 통합을 통한 진보 지향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일 것입니다.
얼굴 마담으로 쪽수만 빌려간 후 팽당할 수도 있지요.
이건 물론 나중의 문제입니다.
어쨌든 지금으로선 이쪽은 큰 문제 없을 겁니다.
3) 국민참여당
오히려 국민참여당이 조금 복잡해져 버렸습니다.
진보신당만큼이나 거의 쪼개지는 분위기라고 해도 무방한데요,
이병완, 이재정 등은 혁신과 통합 행을 밝혔죠.
따라서 국민참여당의 절반은 이제 곧 민주당과 합류할 겁니다.
유시민이 나머지를 이끌고 민주노동당-통합연대로 옮겨오는데 ...
이 과정이 약간 걱정스럽습니다.
나라에는 헌법과 법률이 있고 공당에는 당헌과 당규가 있지요.
일반적인 당규상 과반수 투표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것에 따라 당대회가 열리면 자칫 당대회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들리는 말로 국민참여당의 현 당원수가 대략 8천명 남짓이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통합안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모이는 숫자가 어느 정도나 될지 살짝 걱정이 듭니다.
일단 당대회가 성사될지가 의문이고
그래서 내놓은 고육지책이 전당원에 대한 전화 설문인데 ...
이것도 완전히 낙관하기는 힘듭니다.
4) 소통합 이후 ...
민주노동당, 통합연대, 국민참여당의 진보 통합을 어떤 명칭으로 부르느냐 이견이 많으실 줄로 압니다만.
어쨌든 여기서는 '소통합'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민주당의 포지션을 어떻게 정의하냐하는 문제 또한 사람마다 이견이 있을 것인데,
그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한나라당) - (자유선진당) - 민주당 - 창조한국당 - 국민참여당 - 민주노동당 - 통합연대 - 진보신당 .... (사회당) 으로
나래비를 세워 보겠습니다. 이 정도 나열에는 크게 반대하시는 분이 없으실 줄로 믿습니다.
양쪽 끝에 괄호로 표시한 정당들은 통합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있으니 제외합니다.
진보신당을 남겨둔 이유는 아직은 계속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신당을 더욱 강한 힘으로
좌파 동아리 수준으로 고립시켜 사회당 쪽으로 몰아 내려는 반작용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위의 각 정당을 나열한 그림에서
진보신당에서 분리된 일부가 통합연대란 이름으로 왼쪽으로 이동하고
국민참여당이 쪼개져서 그 절반 정도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일단 3 그룹의 통합이 합의된 상태입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소통합의 정확한 위치겠죠.
국민참여당의 나머지 절반 정도는 왼쪽으로 이동할 것이고
민주당까지의 제 세력이 모두 합쳐질 것인데
이로써, 양 괄호 사이에 있는 모든 중간 세력들은 두 그룹으로 통합되게 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계의 모호성이 강하게 만들어 집니다.
경계의 모호성이란,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그리고 국민참여당 내부에서 계속 제기되는
진보와 민주 세력 사이에 있는 '건널 수 없는 강'에 대한 경계 의식이 이런 저런 통합으로 인해 무너질 꺼란 말이죠.
총선을 앞두고 외부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중들의 '닥치고 통합' 요구는 더더욱 거세지겠지요.
민주와 진보가 뭐 그리 다르냐고 물어올 것이고 답답한 쪽은 민주쪽이 아니라 진보쪽이 될 겁니다.
더이상 반대 명분이 없어지는 거지요.
5) 개인적으로 드리는 마지막 당부
지극히 아주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만 밝히고 글을 맺겠습니다.
극히 일부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민참여당의 일부 당원들은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통합으로 가지 못하고 분산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의 일부도 당적을 떼이고 흩어질 겁니다.
진보신당은 아마도 계속 그대로 남겠죠.
많은 사람들이 진보신당의 몇몇 당원들 쯤이야 버리고 가도 되는 세력이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에서 휘산된 인원들이 그렇다고 진보신당으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이로써 진보신당은 더욱 작아지고 위축될 것이고,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에서 휘산된 인원들은 대부분 앞으로 평생 특별한 정당활동없이 영원한 무당파로 남을 겁니다.
(대부분은 정치적 패배감을 안은 채 조용히 소시민으로 살다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도시를 떠나 귀농할 확률이 높습니다. ... 이건 그냥 농담입니다.^^ )
이들을 두고,
민주-진보 대통합이라는 역사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끝까지 몽니만 부리는 못난 쓰레기들이라고 비판하시기 전에
그간 사방팔방 수족을 떼인 상태에서도
이 척박한 남한 땅에서 진보를 뿌리 내려 보겠다고
이들이 쏟았던 그 숱한 열정과 노력, 그리고 피와 땀에 대해서 만큼은 마지막으로 박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닥 존경할 것 없는 사회에서
우리 스스로가 거울 이면에 서 있는 또다른 스스로를 존중해 주시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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