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땅콩과자

해줄 수 있는 것들 ...

죄송이 2010. 7. 26. 10:21

 

 

 

 

 

 

 

 

 

곰팡이없는 삶                                   .................  by. 농담

 


친구에게


1

곰팡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그들은 살아서 유령이 된다.

어쩌다가 죽은 사람들조차 바닥에 누워서 썩지 않는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한다.

살아서 그가 했던 말과 행동들을 칭송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죽은 자의 시체가 산 자의 일상을 방해하기 시작하면서,

가령, 그것 때문에 길을 돌아가야 한다거나,

건물 터파기 공사를 지연해야 하는 경우,

산 사람들은 혼잣말로 투덜대다가

나중엔 삼삼오오 모여서 자신들의 불평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대마처럼 몰래 곰팡이를 배양하기 시작한다.

결국, 죽었으나 썪지 않은 사람은,

죽음보다 더 큰 치욕 속에서 영원히 살게 된다.





2

나는 모든 자들이,

살아서 아름다웠거나, 또는 끔찍했거나 하더라도,

그들은 서서히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자들의 소멸은,

가슴을 뜯는 듯한 슬픔과 공허감을 남길 터이고,

끔찍한 자들의 소멸은,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자극할 터이지만,

어느 경우의 소멸이든지,

그것은 궁극적으로 산 자들을 돕는다.

시체가 남지 않은 기억은 죽은 자들을 용서하는 법이다.




3

사랑이 그렇다.

그때의 맹세가 거짓이라고는 절대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이 믿는 진실이란,

결국 시간과 망각의 노예일 뿐이다.

흐르지 않는 것들은 살아있는 게 아니다.

네가 네 스스로에게 그때의 진실을 증명하는 방법은,

진통제 없이 상처를 견디는 것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생의 환경을 구축하는 것.

그리고 추억하는 것.




4

나는 미래를 믿지 않는다.

니체에게,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왔으나 대중에게 낯선 것이었다.

내게 미래는 지금의 아주 낯선 현실이다.

네게도 그러할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하다면 네게도 현실을 살아갈 의무는 있다.

왜냐면,

너의 미래는 결코 나의 미래와, 혹은

어떤 자의 미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서라도 너는 네 몫을 해야 한다.




5

방부제나 진통제는 기대하지 마라.

너를 위로할 수 있는 것 역시 상처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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