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비극의시대

[6/2 선거] 끝까지 완주 !!

죄송이 2010. 5. 18. 23:33

 

 

여러 사람이 모여 고스톱을 치고 있습니다.

고스톱을 많이 쳐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개 각자의 승률은 모두 30~35% 왔다갔다 합니다.

다만 돈을 따는 사람은

이기는 판에서 크게 이기고 지는 판에서 작게 지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이 판을 거듭할 수록 모여서 결국에 돈을 따는 자와 돈을 잃는 자를 나눕니다.

 

 

세 명이 치는 고스톱에서 승률만이라도 각각 1/3 정도씩을 대략 유지해야 했는데, 지난 60년간 그렇지 못했습니다.

보수, 수구 쪽의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 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무자비한 억압과 탄압을 자행해 왔습니다.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만든 정당으로부터

유신독재, 신군부, 문민독재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면면이 이어지는 한국 현대 정치사 50년에서

진보당을 말살하고 민중들의 항쟁을 피로 짓눌러 가며 독재를 이어 왔습니다.

고스톱 판에서조차 보장되는 공정한 룰이 한번도 인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선거판에서 중도나 진보쪽이 승리를 구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예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6월항쟁을 맞게 됩니다.

 

6월항쟁이후 노태우는 김대중, 김영삼 후보들과 함께 대선에 나섭니다.

당시 중요한 한명의 후보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백기완선생이었죠.

당시 김대중 김영삼 후보는 둘다 끝까지 사퇴하지 않았고 결국 노태우가 당선되었습니다.

노태우는, 89% 투표율에 불과 33%의 득표율로 당선됩니다.

그렇게 민중들의 열망은 물거품이 되었고

다음에는 김영삼이,

그 다음에는 김대중씨가 차례대로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백기완 선생님은 저번 촛불 집회 때 나오셔서 버스를 미신 적이 있습니다. ^^

아직도 목소리는 카랑카랑하시지만,

몸 여기저기가 너무 아프셔서 많이 불편하신 것 같더군요.

 

남한 정치사의 최근 10년 역사는,

모처럼 보수로부터 정권을 빼앗아 왔고

그 어느 시기보다 진보 진영이 공개적인 정치의 광장으로 나왔던 시기입니다.

mb 정권이 등장하기 몇년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진보 진영은 스스로의 자질 부족과 분열로 인해

모처럼 우호적이었던 대중 정서를 자신의 안정적인 표로 이어가지 못하고

'역시 우리나라에서 진보는 안돼'라는 또하나의 선입견을 만들어 내 버렸습니다.

정녕 대한민국에서 진보를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인가 그런 패배감들이

사람들을 깊게 휘감아 버리면서

진보는 명랑하고 밝고 재미난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공격받기 쉽고 살아가기 피곤한 삶이란 어른들의 선입견을 다시 물려받고 말았습니다.

 

 

시간 나시면 역대 대통령 득표율을 한번 살펴 보시길 권합니다.

귀찮으실 것 같아 여기에 옮겨 봅니다.

 

13대 노태우   총 유권자 대비 33.0% (투표율89%) 
14대 김영삼   총 유권자 대비 34.8% (투표율80%)
15대 김대중   총 유권자 대비 32.0% (투표율80%)
16대 노무현   총 유권자 대비 34.3% (투표율70%)
17대 이명박   총 유권자 대비 30.5% (투표율60%)

 

당선자의 득표율만 본다면, 고스톱 승률과 너무 너무 흡사하지 않습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는 세 선수,

보수-중도-진보의 가상의 판돈은 모두 33%에서 시작합니다.

한나라당도 33%, 국민참여당-민주당-민주노동당 연합도 33%, 홀로 남은 진보신당도 33% ...

그간 몇차례의 게임에서 판돈을 더 불려 놓은 쪽도 있고

완전히 쪽박 차기 직전 상태로 내몰린 쪽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33%를 조금 더 넘게 훌륭히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50%를 넘어 과반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들의 판돈 한계는 정확히 40%를 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진보 쪽입니다.

혹자들은 2%라고 말하더군요.

아무리 쪽박을 크게 찼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망가질 줄은 몰랐는데 ...

뭐 여튼 상황이 이렇게 됐습니다.

 

근데 가만 들여다보면, 보다 더 큰 본질적인 문제는 국민참여당-민주당-민주노동당 연합인 것 같지 않습니까??

한나라당은 많이 쳐 줘서 40% 언저리이고

진보신당은 2%인데 그래도 여전히 밀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사전 여론 성향 조사에서 왜 한나라당 지지율은 50%가 넘게 나오는 걸까요?

오세훈이 잘 생겨서?

아줌마들이 미치도록 잘 생겨서?

김문수가 인덕이 많아 평생 변절 한번 안 하고 살아서?

김문수가 도지사하는 경기도에서 애들 학교 보내면 애들이 저절로 쑥쑥 자라기라도 해서?

 

아니죠, 국민들이 무식해서? 그렇죠. 거의 우리가 생각해 낼 수 있는 답변은 뻔한 그 정도 수준입니다.

투표에서 항상 30%의 한나라 지지자들은 아픈 몸을 이끌고 투표하러 가는데

중도에 선 40%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휴일이라고 아픈 몸 집에 누이고 한숨 푹 잡니다.

선거~ 그 딴거 뭐 ... 뭐가 바뀌겠어?!

절대 안 바뀌죠. 이럴 꺼면 그냥 다시 전두환 때처럼 선거 체육관에서 간선으로 하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선거도 안 할 꺼 뭐하러 공휴일 만들어 주는 지 모르겠습니다.

피곤하니까 그냥 하루 쉬게 할 꺼면 ... 설날 연휴에나 하루 더 붙여 달라고 합시다.

 

진보신당 지지자들에게 후보 단일화하라고 강요할 거 없습니다.

차라리 주변에 놀러 갈 준비하고 계신 친구분들 친척분들 문자 부지런히 돌려서 투표하라고 하십시오.

투표율 높아지면 그냥 끝짱입니다.

미친 4대강 사업 막을 수 있고!!

mb정권, 한나라당 심판할 수 있고!!

친환경 무료급식 시행할 수 있고!!

복지 예산 늘릴 수 있고!!

부자들에 대한 세금 다시 높이고 서민들 살림살이 조금 나아질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파산 직전의 진보 진영 지지자들에게 지지를 철회하라고 강요하시겠습니까?!

미친 놈들 아니냐고, 똥고집장이들이라고

언제까지 욕하실 겁니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선거 때마다

진보 진영이 싹이 말라버릴 정도로 지지를 철회하라고 강요하셔야,

쪽박이 깨질 대로 깨져서 재기가 아예 힘들 정도까지 가 봐야 속이 시원하시겠습니까?!

 

비판의 화살을,

캠페인의 지향을 잘못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깨우칠 사람은 2%도 안 되는 진보진영 지지자들이 아니라 선거일날

말할 수 없는 피곤함과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당신들의 이웃입니다.